포경수술은 꼭 해야 하나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포경 수술 비율이 높은 나라이다. 왜 그럴까? 청결한 관리를 위해서? 혹시 모를 병을 예방하기 위해? 포경 수술은 포피에 끼는 이물질을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고, 자궁경부함이나 음경암 위험을 낮춰주고, 성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거기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위험을 절반으로 감소시키고 신생아의 요로감염도 10분의 1로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의료계에서는 포경수술의 장점만 강조해온 분위기도 한몫한다 포경수술 반대 활동가인 노석 마취통증전문의에 따르면 '위생의 문제는 자주 씻으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이고, 음경암도 10만명당 1명 정도 걸리는 드문 병'이라고 했다. 게다가 "호주의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어린 시절에 포경수술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비율으 10~50%에 이를 정도"라고 하여 포경 수술에 대한 후유증에 대해서도 말했다.
전 세계에서 포경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인종&나라는 유대인, 무슬림, 에이즈 감염률이 높은 아프리카인, 그리고 한국인이다. 유대인과 무슬림은 종교적인 이유로 어릴 때 포피를 잘라내는 할례를 받는다. 아프리카의 국가들도 포경수술을 많이 하고 있는데 에이즈가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이후 2300만명 이상의 아프리카 남자들이 포경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WHO의 권고이기도 하다. 말을 잘 듣고 이행하고 있는 것.
현재 전 세계적으로 포경 수술에 대해 많은 논쟁 및 논란이 일고 있는데 특히 종교와 인권관련 문제로 많은 난항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해 9월 26일 포경 수술과 관련하여 최대&최장기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의 국가질병연구소 모르텐 프리쉬 박사가 쓴 "유아와 소년기의 비치료적 남성 포경 수술과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그리고 기타 성병의 위험: 덴마크의 국가적 코호트 연구"라는 엄청 긴 제목의 논문이다. 덴마크의 성인 남성중 무슬림을 제외한 8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덴마크의 남자 인구가 약 290만 명이라고 하니 꽤 많은 남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 것이다.
1977년생 ~ 2003년생까지 포경수술을 받은사람/받지않은 사람을 나눠 36년간 추척했고,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 중 누가 에이즈와 성병에 취약한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였다. 통계적 처리를 거쳐 나온 결과를 보니 수술을 한 남성이 하지 않은 남성보다 성병 위험이 53% 높게 나왔고 항문생식기 사마귀는 1.51배 높게 나왔다. 임질은 2.3배, 매독은 3.32배 높게 나왔다. 하지만 이 연구에 대해서도 한계가 있는데, 애초에 덴마크 자체가 포경수술 비율이 매우 낮은 나라이고 사람들의 성적 습관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점이다.
1980년대부터 아프리카 대륙에서 에이즈를 연구하던 프랑스의 한 의사는 2005년 놀라온 논문을 발표하는데, 이 논문은 포경 수술을 한 남성은 여성에 의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60% 낮아진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때부터 세계 보건기구 WHO는 2006년부터 에이즈 감염이 높은 아프리카 국가에 포경수술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기 시작했고 때문에 아프리카인들의 포경수술이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아프리카에서의 포경수술은 질병 토방의 일환인 것이다. 에이즈 퇴치를 위한 무기로 포경수술을 쓰고 있는 것.
유럽에서는 포경 수술을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2013년 유럽평의회는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포경 수술은 아동 신체에 대한 '폭력'이라 규정했고, 덴마크, 아이슬란드 의회에서는 최근까지도 미성년자에 대한 '비치료적' 포경수술을 금지하기 위한 법률안을 논의했다. 세계적으로 많은 소년들이 잘못된 수술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부작용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일부 부족들은 성인식 의례로 포경수술을 하는데 1995년부터 최근까지 수술로 인해 1100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의 수술금지에 대한 노력은 종교계와 부딪혀 쉽사리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종교에 대한 자유를 침해하고 인종의 편견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큰 반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유럽에서 포경수술을 법적으로 금지한 나라는 없다. 하지만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 일부 국가에선 미성년자가 비치료적 포경수술을 받지 않도록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포경수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은 여전히 포경 수술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17~19세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논문이 있는데, 95.2%가 포경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고등학교 취학률보다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2011년에 들어와서는 수술 비율이 74.4%로 줄어들었고, 현재는 더 줄어들었을 확률이 높다. 우리나라가 포경수술이 의무인 것처럼 수술이 행해진 이유는 미국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유대인의 영향력과 의료계의 잘못된 주장으로 포경수술이 널리 시행된 미국의 문화가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으로 넘어왔고 이후 의료계의 많은 홍보와 함께 남자 청소년의 통과의례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엔 청소년들 중심으로 확실히 인식이 달라졌는데 실제 몇년 전부터 중, 고등학교에서도 포경수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자세히는 모르지만 안 해도 상관없다고 알고 있는 학생들도 많고, 옛날처럼 안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던 시절은 정말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점점 포경수술에 대한 비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완전히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초, 중학생들의 부모세대는 80년대 생으로 포경수술이 보편화하고 당연시되던 분위기였기 때문에 부모들도 자기 아들이 당연하게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포경수술에 대한 편견아닌 편견이 지금보다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수술 비율이 낮아지고 있고, 수술 전후의 차이가 크지 않다거나 오히려 수술 후 여러 후유증 등을 이유로 수술을 꺼려하는 세대들이 많아지고 있기에 부모들도 수술이 무조건 정답이라 생각하지 말고 개인의 판단과 자유에 맡기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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