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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ETC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등장인물과 관계도를 알아보자.

by 장봉다리 202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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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등장인물 및 인물관계도

 

 

살아있는 우리 모두 행복하리라!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

 

tvN 주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2022년 4월 9일부터 6월 12일까지 "스물다섯 스물하나" 후속으로 방영 중이다. 14명이라는 많은 주인공들의 인물관계가 조금씩 엮여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로 시작 전부터 화려한 배우들 캐스팅으로 관심을 받았다. 그렇다면 어떤 배우들이 등장하고 각 인물들간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엮여있는지 알아보자.

 

 


 

 

 

 

1. 등장인물


이동석(이병헌)

 

 

 

현재 사십대 초반, 트럭 만물상을 업으로 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트럭 하나에 의지해 야채, 살림살이 등을 싣고 제주 인근 흩어진 섬들을 오고 가며 섬사람들에게 장사를 하고 있고, 잠도 트럭에서 잔다. 가난에 떠밀려 누나 동희가 해녀가 되어 19살에 죽지만 않았어도, 뱃꾼인 아버지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서 죽자 엄마(옥동)가 기다렸다는 듯이 아버지 친구인 선주에게 재가만 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을 그지 새끼라고 부르는 의붓형제들에게 맨날 맞지만 않았더라도, 그리고 지켜주고 싶던 첫사랑(선아)이 순정을 열일곱, 서른둘, 두 번이나 짓밟아 버리지만 않았더라도 지금처럼 남들에게 좋지 못한 소리도 듣지 않았을 것이며 남들처럼 평화롭고 웃으며 장난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새아버지 집까지 털어 서울로 올라갔지만 하는 일마다 망하고 상처받은 후 초라한 모습으로 제주도에 다시 나타나 자신을 비참하고 힘들게 했던 이들에게 자신이 당한 것처럼 밟아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민선아(신민아)

 

 

현재 주부. 서울 태생으로 말수는 없는편이고 차분한 성격이다. 태훈은 그녀의 웃음이 이뻐 반했다고 하지만 그녀는 모르겠다. 어릴 땐 웃음과 애교가 많았지만 엄마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버린 후 성격이 바뀐 듯하다. 제주를 떠나 서울에서 회사 동기로 만난 태훈과 4~5년을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한 후 결혼했고 아들을 낳았지만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 태훈에게 미련은 없지만 아들 열이는 태훈과 그의 어머니가 키우겠다고 하면서 심한 심적 고통과 불안을 느끼며 제주행을 택한다. 

 


 

강옥동(김혜자)

 

 

동석의 엄마이다. 목포 태생으로 칠십 중반의 나이에 작은 밭에서 고추, 감자, 깨농사등을 지어 오일장에 내다 팔고 있다. 남들이 벙어리라고 생각될 만큼 말수가 없고, 투박하며, 감정이 없어 보이는 무뚝뚝한 성격에 일만 하는 할머니다. 남들에겐 순해 보여도 동석에게는 살갑지도 순하지도 않게 대한다. 뱃일하는 엄마, 아버지를 열 살 때 집의 화재로 잃어버리고 동생과 단둘이 남의 집 허드렛일이나 식당 일등을 하며 살다 동네 사람이 막일하는 동석 아버지를 소개해줘 제주로 시집와 살다 남편마저 태풍으로 잃게 되었다. 동생 또한 몇 달 전 암으로 사망.(죽기 전 누나인 옥동을 많이 찾았지만 글과 길을 모르는 옥동은 갈엄두가 나질 않았고 결국엔 동생이 죽은 후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후, 물이 무섭다는 딸을 끌고 바다로 들어가 해녀를 하게 되었다. 본인도 물을 무서워 밭일 만했지만 먹고살아야 했기 때문에... 하지만 딸 마저 바다에서 목숨을 잃게 되자 남편을 죽인 바다는 안 무섭더니 딸을 죽인 바다에 정이 떨어졌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이며 성격 거친 동석이는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극심한 고민과 상처 속에 삶에 대한 자신도 없어질 때쯤 남편의 친구 박선주가 같이 살자는 말에 덥석 승낙을 했다. 이미 결혼해 아이들까지 있는 박선주에게 간다는 것은 첩이 된다는 것이고 남의 자식을 내 자식처럼 키워야 한다는 것이고 동네에서 남편 친구와 붙어먹었단 소리마저 감수해야 한다는 거였지만 마다할 상황이 아니었다. 동석이를 키울 수 있고 다시 바다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최한수(차승원)

 

 

사십 대 후반에 푸릉 은행 지점장. 어릴 땐 가난이 싫어 쉽게 욱하고 싸움질도 많이 했지만 다 옛날 일이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 성실한 가장이자 샐러리맨이다. 돈 아끼려 혼자 밥해먹고 술, 담배 안 하며 집안 살림도 잘하고 누가 봐도 포근하고 선 해 보인다. 아내와 자식에 대한 사랑이 끔찍한데, 한수는 2남 3녀중 장남으로 아버지는 술주정뱅이로 한수가 초등학교 때 막내가 두 살 때 도랑에 빠져 돌아가셨고, 엄마 혼자 남의 집 땅에 깨 농사를 지어 살림을 해나갔다. 그는 공부를 잘해 서울로 유학을 갔고 동생들은 그의 뒷바라지를 위해 허리 아픈 어머니 봉양을 위해 모두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육지에 있는 공장과 식당으로 일찍이 일하러 나갔다. 큰 여동생만 제주에서 남편과 성실이 일해 말 농장을 하며 살고 있다. 

 

대학 1학년 때 미팅에서 만난 미진과 결혼해 맞벌이를 하며 학자금 융자 결혼자금 융자받은 거 갚기에 바빴고, 딸 보람이가 골프에 재능을 보이자 미진과 딸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되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하더니 고등학교 들어서자 성적이 곤두박질쳐 헌재는 프로 2부에 있다. 포기하자니 아깝고, 계속 하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드는데 십년 전 집 살 때 퇴직금도 70프로를 땡겨 써 없고, 이년전 서울에서 살던 아파트까지 팔았지만 그 돈마저 바닥이 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때 서울 은행 지점장에서 제주 고향 푸릉의 은행지점장 자리로 발령을 받았고, 자존심도 바닥을 쳐 퇴사를 하고 싶었지만 현재 상황에 그깟 자존심이 대수는 아니며 퇴직도 생각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가게 된다.

 

 

 

 


 

정은희(이정은)

 

 

사십대 후반에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농사꾼 부모 밑에서 사남 일녀중 장녀로 태어났고 푸릉의 섭섭시장에서 가장 돈이 많은 장사꾼에 억척스럽고 성실하고 똑똑하며 흥도 많지만 자수성가로 부를 이룬 탓인지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잘 났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현재 제주시, 서귀포시, 푸릉에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이십대에 산 서귀포 땅에 건물이 올려지면서 동네에서 준 갑부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 싱글이다. 그녀의 삶은 생선 비린내처럼 비리고 잘린 생선 대가리만큼 잔인했다. 그녀가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밭에서 뇌졸중으로 갑자기 돌아가시고 늘 자기편에 있던 어머니도 밭에서 열사병으로 돌아가셨다. 이후 고등학교 중퇴하고 시장에서 생선장사를 시작하며 동생들 뒷바라지에 나섰고 동생들 모두 대학에 보낼 정도로 억척스럽고 힘들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수가 제주도에 나타났고, 잠시 온 것이 아닌 발령받아 왔다고 한다. 그것도 이혼 준비를 하면서... 

 

생선만 보며 살던 그녀 가슴에 촉촉한 설렘이 찾아오고 있었다. 어쩌면 싱글인 그녀에게 사랑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고미란(엄정화)

 

 

제주 태생으로 사십대 후반에 맛사지샵 운영중이다. 이쁘고 잘 놀고, 성격이 낙천적에 당차고 똑똑하며 화끈하고, 유머러스하면서 장난기도 많은. 완벽해 보이는 여자다. 어릴 때부터 모든 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거기다 가난한 은희, 인권, 호식과도 격 없이 지내는 완벽한 인성 좋은 멋진 친구였다. 어린 시절엔 완벽하고 빚 났지만, 서울에서의 삶은 그렇지 못했다. 세 번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지금은 혼자다.

 

첫 결혼은 대학시절 만난 첫사랑 변호사였는데 사무장과 바람이나 이혼, 이후 맛사지샵을 운영하다 친구 소개로 사업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해 이삼년 살다가 갑자기 집에 빨간딱지가 붙게 되고 알고 보니 미란 명의로 남편이 빚을 진 게 많았다. 그래서 이혼.

 

세 번째는 맛사지샵 손님으로 온 외과의사였는데 결혼해 딱 일년살았다. 두 번의 이혼으로 결혼은 그만하고 싶고, 따라다녀도 계속 싫다고 했지만 자살시도를 하는 바람에 결혼했다. 하지만 딸 지윤에게 해준 것도 없고 미안해서 씨 다른 형제만이라도 안 만들려고 애는 안된다 사정까지 했지만 남자는 애를 너무 갖고 싶어 했고 끝까지 애를 요구했다. 그래서 이혼. 헤어진 남자들은 원수가 아닌 친구로 남아있다. 

 

결혼했다 이혼한 남자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미란의 베프라 우기지만 미란의 찐 친구는 은희 하나다. 가난해도 늘 당당했고 징글징글한 가족의 생계를 혼자 짊어지던 아이, 자수성가해 주변을 돕는 아이, 내가 부르면 제주에서 서울로 한달음에 달려오는 아이, 늙었지만 언제나 늘 이쁘다고 치켜세워주는 아이, 정은희. 

 

그날도 그랬다. 단단한 미란의 마음이 흘러내린 그날도 역시 미란은 은희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제주로 향했다.

 


 

이영옥(한지민)

 

 

삼십 중반에 애기 해녀 1년 차. 남자들은 천성이 밝고 맑고, 재미있고, 귀엽고, 사랑스러워 하지만 자신의 험한 꼬라질 보지 못한 까닭인걸 영옥은 잘 알고 있다. 남들 앞에선 밝은 척, 착한 척, 내숭을 떨고 있지만, 깊은 속내에는 음흉하고 야멸차고, 이중적인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못된 여자란 것을...

 

부모님은 착했지만 일찍 죽었고, 이모네 식구들 집에 얹혀살다 18살까지 보육원에서 지냈다. 놀리는 애들과 영옥은 매일 싸웠고, 이후 일자리를 찾아 인천 시계공장, 강원도 카페, 옷가게를 전전하다 현재는 제주로 내려와 해녀 학교를 나와 애기 해녀가 되었다. 밤에는 실내포장마차를 한다. 그리고 해녀 배를 모는 선장 정준과 썸 타는 중...

 

영옥은 지금처럼 가볍고, 경쾌하며 심각하지 않고, 쿨하게 아슬아슬하고도 짜릿하게 동네 사람들 눈 피해 잠자리나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싶어 하지만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속을 헤집는 정준에 대해 고민이 쌓여간다.

 


 

박정준(김우빈)

 

 

서른셋에 해녀 배 선장. 천성이 맑고 따뜻하며, 능력도 있고 하는 일마다 열심히 해 누구에게나 신뢰가 높다.

건강하게 농사짓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시고, 자신과 같이 뱃일하고 잡일 하는 동생 기준이도 있다. 제주 사람이 대부분 그렇듯 서너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즉 돈되는 일은 다 한다. 물질하는 해녀들 바다와 육지로 데려가고 데려오고, 낚시를 해 인근 횟집에 활어나 선어를 대고, 은희 생선 가게의 경매도 돕고, 5일장에서 일당을 받고 생선을 팔기도 한다. 버려진 버스를 리모델링해 이쁜 카페처럼 꾸민 뒤 바닷가에서 살 만큼 나름 낭만도 있다. 배 살 때 빌린 은행 대출을 갚고 다시 대출받아 바닷가 근처 18평 아파트를 살 계획도 있다. 

 

정준은 영옥이 첫눈에 맘에 들었다. 육지 처녀가 물질한다고 내려온 것도 이쁜데 털털하고 어른들에게도 잘하고 물질도 욕심안내고 정도껏 잘하는 데다 자신을 눈웃음치며 '헤이 선장'이라 부를 때마다 애간장이 녹는다. 조만간 영옥에게 사귀자 하려는데 동생인 기준이 영옥이 좀 헤퍼 보인다고 한다. 강릉에서 온 배선장과 뻑하면 제주시로 놀러를 다닌다나...

 

해녀 할망들 사이에선 영옥이 거짓말을 한다고 하고, 거기다 시시때때로 영옥에게 걸려오는 전화... 

정준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현춘희(고두심)

 

 

일흔 초반 상군 해녀이다. 말수 적고 일과 사람을 대하는 것도 무던한 편이다.  어릴 땐 명랑하단 소리도 들었지만 세파가 그녀를 말없이 덤덤히 큰 어른으로 만들었다. 형편 안 되는 집에서 태어나 열셋에 조말 주우면서 시작한 물질이 60년째...

지금은 먼바다까지 나가는 해녀 중에 해녀인 상군 해녀이다. 요새는 물질로 돈을 못 버니 시간 죽이기 위해 옥동과 여기저기 밭에 날품 팔러 다니고 은희 가게에서 생선 다듬기도 하고 그걸 오일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

 

가난한 집에 18살에 시집와 억척스럽게 살며 아들 넷을 낳았지만 현재는 마흔에 얻은 늦둥이 막내 만수만 남았다. 결혼 후 십 년 만에 얻은 귀한 쌍둥이 아들들은 태어나자마자 두어 번 울고는 이유도 모른 채 죽고, 셋째는(은희, 인권, 호식 동창) 스물이 되기 전 술 먹고 고랑에 빠져 죽었다. 그리고 셋째가 가버린 그해 남편마저 폐병으로 죽었다. 말도 없이 결혼해 살던 만수가 오년전 손녀 은기를 낳아 밝은 얼굴로 찾아왔다. 순하고 밝고 이쁜 며느리, 해선은 열흘에 한 번씩 꼭 전화를 했고 욕심 없는 그녀는 행복했다. 

 

하지만 아들과 며느리가 바쁘다며 잠시 맡겨두고 간 은기.. 하루만 맡아봐도 너무 힘들고 얌전하지도 않다.....

 


 

 

 

 

손은기(기소유)

 

 

여섯 살, 유치원생 춘희의 손녀이다. 목포에서 엄마 해선과 아빠 만수와 함께 산다. 또래에 비해 늦된 편이라 아직 한글도 더듬으며 읽고 숫자도 10 넘어가면 잘 모른다. 춤추는 걸 좋아하지만 수줍음이 많아 남 앞에선 안 하고 엄마 아빠한테만 보여준다. 아빠는 덤프트럭 장거리 운전을 하기 때문에 자주 못 보지만 그래서인지 볼 때마다 더 반갑고 좋다.

 

어느 날 아빠가 은기의 팔에 볼펜으로 一心을 그림을 그리듯 써주며 '은기야 내년에 초등학교 들어갈 때는 제주도로 이사하자' 은기는 목포에 친구가 많아 제주도가 싫다 하니 아빠가 '제주도 바다에는 달님이 백개씩 뜬다? 엄청 멋있는데! 너 진짜 그거 보러 안 갈래?' 은기는 그 말에 혹해 달님 하나도 이쁜데 백개의 달님이라니! 좋아! 라며 아빠의 제주 이사를 허락했다. 은기는 다음날이 유치원에서 수영장을 가는 날이라 엄마가 사준 레시 가드에만 관심이 쏠렸었다. '이거랑은 같은걸 산 애는 없겠지? 내게 젤 이쁘겠지? 다들 부러워하겠지? 라며 은기는 그날 들뜬 마음으로 레시 가드를 입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은기가 잠에서 깼을 땐 제주행 페리 위였다.

 


 

정인권(박지환)

 

 

사십 대 후반의 5일장 순대국밥집 사장. 욱하는 성질에 말도 거칠게 하지만 못 배워 그런 것 일 뿐 천성은 그렇지가 않다. 나름 인정도 있고 의리도 있다. 호식이에게 까지 줄 의리는 없지만...  제주 지역 오일장을 돌며 순댓국을 팔고 오일장이 없는 날은 가내수공업으로 순대를 만들어 근처 순대국밥집에 순대를 납품한다.

 

대대로 그의 집안은 5일장에서 순댓국을 팔아왔는데 그의 부모도 당연 그랬다. 가난의 대물림... 아무리 순대를 팔고 썰어도 살림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고 어릴 때 그 가난이 싫어 무작정 집을 뛰쳐나가 깡패가 됐다. 주먹 이세고 맞아도 쓰러지지 않는 맷집, 독종 기질 때문에 아무도 그에게 접근을 못했다. 덕분에 서귀포 제주시 일대 나이트클럽 기고들의 우두머리가 됐다. 아내가 이혼을 들먹이며 아들 현이에게 부끄럽지 않냐고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뜨거운 순댓국 두 그릇 머리에 이고 돈 만원 벌겠다고 배달 가던 어머니가 트럭에 치였고, 애끓는 어머니를 그렇게 보낸 뒤에야 인권은 정신을 차린다. '인권아 자식 부끄럽게 살지 마라' 그 듣기 싫던 잔소리가 장례 내내 유언처럼 들려왔고, 이제부터 아늘 놈한테 쪽팔리게 살지 말자 다짐하고 그 후로 누가 봐도 반듯하게 현이를 키운다. 

 

자길 버리고 간 아내에게 보란 듯이.. 순박하고 착실하게 순댓국을 팔고 있다.

 


 

방호식(최영준)

 

 

사십 대 후반에 얼음가게 운영. 인권에게 거칠게 대하지만 그 외 사람들에겐 살갑고, 인정이 많다. 가파도 출신으로 부모님은 보리농사로 겨우 먹고살았다. 아래 여동생 셋이 있지만 모두 중졸이고 호식만 남자란 이유로 서귀포에서 학교를 다녔다. 은희와 결혼약속을 하고 부모님에게 인사하러 함께 가파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은희는 결혼을 물렸다. 결혼하면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더 느는 거네.. 현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나 같아도 싫다. 너 같이 가난한 새끼' 옆에서 인권이 아프게 찔렀다. 

 

이후 다시 여자를 만나 결혼해 애까지 낳고 그럭저럭 살아도 돈 좀 모이면 주식으로 날리고, 사업에 투자했다 날리고, 결국 도박에까지 손을 대기도 했다. 그일로 인권에게 죽도록 맞으면서도 호식은 정신을 못 차렸다. 어느 날 한탕 거하게 날리고 집에 오니 아내가 도망가고 없었고 세 살 영주가 텅 빈 밥솥을 긁고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 애를 살려야 한다. 그때 호식과 영주를 구해준 사람이 은희다. 믿을 만한 사람이 해주면 좋겠다며 얼음 가게를 마련해줬다. 

 

자기를 차버린 첫사랑에게 도움을 받게 되었지만 호식은 창피할 시간이 없었다. 이후 호식은 고장나지 않는 기계처럼 일했다. 매일 수산물 경매도, 아침에 영주 밥을 차려주는 것도, 하루에 수백포대의 얼음 배달도 한 번을 건너뛴 적이 없었다. 시장 전체의 냉장고나 다름없는 역할을 호식은 성실하게 해냈고 덕분에 거래처가 넘쳐났다.

 

손발에 동상을 달고 살고 맨날 손끝이 갈라져 피가 나와도 집안 살림 다하고 영주 손에 매일 계절 과일 담은 도시락까지 들려 보낸다. 

 


 

방영주(노윤서)

 

 

18살 고등학생으로 방호식의 딸이다. 영주는 제주도가 갑갑하다.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 하나 없는 이 동네가 진저리 난다. 원래 아빠가 망나니였단 얘기, 엄마가 애 버리고 도망간 얘기조차 모두 다 알고 있어 그런 건지 집 밖에 나서서 학교 갈 때까지 인사만 백번 해야 하는 이 촌 바닥에서 하루빨리 나가고 싶어 한다. 그리고 곧 그날이 오고 있다. 이제 스무 살이고 1년만 더 버티면 서울대 의대 입학!

 

영주는 부동의 전교 1등이다. 하지만 타에 모범이 되는 학생은 아니고 뒤에서는 호박씨 까고 잘 노는 날라리다. 반장인 게 학생부에 유리해서 하는 거지 뒷골목 우두머리가 제 옷이다. 발랄하고 예쁘고 우등생이 노는 것도 잘해 따르는 친구들이 많지만 이기적인 면을 알고 나면 모두들 하는 말 '못된 년' 끼도 흥도 많아 노는 걸 좋아하지만, 언제나 마지노선은 무조건 지켰다. 그게 엄마 없는 아이소리 듣기 싫은 영주의 자존심이자 딸 걱정에 늘 두통약을 달고 사는 아빠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였다. 

 

어렸을 때부터 매일같이 봐오던 윗집 사는 현이 때문에 영주가 선을 넘을 줄이야... 사실 영주는 알고 있었다. 친구들과 놀다가 늦게 들어가는 날이면, 항상 현이가 계단에 나와 있었다는 것을... 

 

그날따라 비도 오고, 시험도 끝나 기분이 너무 좋았었나.. 부끄러워 내뺄 줄 알았던 현이가 대뜸 입을 맞추는 게 아닌가..?

 

 


 

정현(배현성)

 

 

18살 고등학생. 정인권의 아들. 사람들은 현이를 보고 나약해 보인다 하지만 현은 거칠고 힘이 센게 강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유부단하단 평도 못마땅하다. 느긋하게 생각하고 많이 섬세할 뿐... 부모가 초등학교 때 이온 한 후 마초 같은 아빠와 단둘이 살며 매일 '이 샌님 자식!'이란 말을 귀에 박히게 들었지만 현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자칭 남자라 하는 아빠는 늘 시끄럽고 남에게 허세나 부릴 뿐. 욕 없이 문장을 잇지 못하는 아빠가 현이에겐 그저 무식해 보였다.

 

하지만 영주가 '너 맨날 여기서 나 기다리지 이 샌님아'라고 했을 땐 넘어가지 못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온 건지 대뜸 몸을 뻗어 키스했다. 이상하게 영주 앞에서는 초인적인 힘이 생겨났다. 하지만 현은 알고 있다. 아빠인 인권과 영주의 아빠 호식은 우리 사이를 절대 허락할리 없다는 것을... 게다가 영주가 묻는다. 인 서울도 아빠들도 지금 우리가 가진 모든 걸 포기할 만큼 우리가 그렇게 사랑해?

 

현이의 18세 인생에 중요한 물음이 던져졌다.

 


 

 

 

2.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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