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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상식,사회,문화,국제,정치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은 왜 비쌀까?

by 장봉다리 202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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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휴게소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휴식, 화장실, 편의점과 같은 편의시설 제공과, 식사 및 차량 주유&충전, 차량 문제시 비상정차&정비 등 운전 시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중. 장거리 고속도로 이용객에게 꼭 필요한 곳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장점들이 있지만, 단점도 존재하는데, 그중 휴게소 이용고객들이 가장 많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휴게소 음식 가격"이다. 

 

왜 휴게소는 일반음식점에 비해 음식 가격이 비쌀까??

 

 

약 50년 전인 1971년 1월,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가 고속도로 휴게소중 최초로 개장을 한 이후, 지금까지 많은 고속도로 휴게소들이 생겨났다. 1970년대에는 지금처럼 자동차가 대중적으로 보급된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장사가 잘 되지 않았지만, 1980년대를 기점으로 자동차수가 급격히 늘어나 고속도로 휴게소는 그야말로 블루오션이었다. 

 

게다가 1990년대 초까지는 고속도로가 많이 깔리지 않은 상태였고, 역시 휴게소 자체도 많이 없었기 때문에 비빔밥, 칼국수, 만두, 라면, 육개장 등과 같은 간단하면서도 금방 나올 수 있는 음식들 위주였고, 휴게소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위생불량, 서비스 불량, 음식 맛 불량 등의 휴게소 이용객들의 불만사항이 많이 나와도 배짱 장사를 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로 인해 80~90년대 고속도로 귀성/귀경길 풍경을 보게 되면 고속도로 갓길이나 휴게소 주차장에서 직접 가져온 도시락을 먹거나 캠핑을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취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불법 노점상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휴게소 음식은 "맛없고, 비위생적인 음식"이란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발전과 국가&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휴게소도 점차 수준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고속도로 노선이 점차 많이 생겨나면서, 휴게소 역시 많이 늘어남에 따라 경쟁이 붙기 시작하면서 대기업들의 자본이 들어와 서비스, 질적인 면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 

 

그리고 휴게소들 자체적으로 경력 및 실력이 있는 조리사&주방장 스카우트, 전국 휴게소 맛 경연대회&각 지역 대표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개발&휴게소를 운영하는 기업의 자체 위생 시스템&각 지역 관공서들의 주기적인 위생점검&HACCP(해썹)등이 생겨나면서 음식의 맛과 메뉴, 위생적인 부분이 예전과 비교해 크게 바뀌었다. 

 

그에 따라 기업들의 휴게소 투자 및 매출 확보와 도로공사의 임대수익에 따른 가격 상승을 기점으로, 결국엔 음식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현재 도로공사가 소유한 휴게소는 약 200여 개 정도인데 이중 민자 휴게소(민간기업이 도로공사 부지에 휴게소 건물을 짓고 일정 기간 운영권을 보장받은 휴게소)를 제외한 임대 휴게소(도로공사가 지은 휴게소를 민간기업이 임대받아 운영하는 휴게소)는 170여 개이다. 

 

한국 도로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A휴게소를 운영하는 민간기업이 입점업체 11곳에서 걷은 한 해 수수료는 총 38억 7900만 원이었다. 매출액의 편차는 최소 18%~54% 까지였고, 평균적으로 입점업체 한 곳 매출액의 44.6%를 수수료로 거둬들였다. 이중 민간기업은 도로공사에 임대료 31억 8800만 원을 내고 남은 6억 9100만 원을 가져갔다.

 

앞서, 임대 휴게소가 약 170여 개라고 했는데, 임대 휴게소의 수익구조는 도로공사-민간기업-입점업체-소비자로 이어진다. 임대 휴게소를 운영하는 기업은 휴게소에 입점한 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휴게소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고 이익을 남긴다. 임대료는 일반적으로 휴게소 매출액의 10~15% 정도인데, A휴게소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169억 7300만 원이었고, 임대료는 31억 8800만 원이었다. 

 

휴게소에 입점한 많은 업체들은 백화점 입점업체보다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매출액의 40~50%이고, 51% 이상 수수료를 내는 업체들도 있으며, 최고 수수료율은 매출액의 58.5%에 달한 곳도 있었다."

 

즉, 높은 수수료 지불의 문제음식의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수수료 50% = 휴게소 내 라면 코너 입점업체에서 4000원짜리 라면을 팔면 2000원을 수수료로 운영기업에게 내야 함.)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휴게소를 이용하는 고객 및 입점업체 업주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현행법상 임대 휴게소의 수수료율을 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도로공사에서는 매년 진행하고 있는

'휴게소 운영 서비스 평가(총점 200점)'에서 수수료율 지표를 7점에서 25점으로 상향했고, 운영평가(수수료율 포함)에 따라 운영기업에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이 있다 해도 도로공사가 운영기업에서 받는 수수료, 운영기업이 입점업체에서 받는 수수료를 비교해도 과도한 측면이 있고, 임금&물가상승 및 경제적 현황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수수료 체계는 입점업체들의 부실한 재료 및 서비스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결국엔 휴게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휴게소에서 음식 값을 비싸게 지불하고 먹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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