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호재 뉴스가 나와도 주가는 왜 결국엔 떨어질까?
주식시장에서 가장 익숙한 격언 중 하나인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란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기업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소문이 들리게 되면 주식을 사고,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 주식을 팔라는 의미의 말이다. 이렇게만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은 쉽지만 사실 소문을 듣고 주식을 사기란 쉽지가 않다. 해당 기업에 대한 소문을 파악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알아냈다 해도 그것이 확실한 소문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소문이 사실로 확인이 되어 뉴스가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그때서 확신을 가지고 그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다. 긴가민가 했던 소문이 확실해 졌고,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좋은 뉴스가 나오면 투자자들은 매수하기 바쁘다.
하나의 국내 대표 조선사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인데, 기업의 주인이 산업은행이라는 것은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은행 소유의 기업은 기업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면 지분을 매각하는데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2.7조 원의 엄청난 적자가 났지만, 2017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섰고, 2018년에는 1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게 된다. 실적 호조와 더불어 2018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서 돌기 시작했다.
인수주체가 누구인지 언제 매각이 되는지에 대한 소문만 무성할 뿐인지라 의심하는 이들도 많았는데, 그런 의심들과는 상관없이, 누가, 언제, 얼마에 매각할지도 모르는데도 주가는 매각을 확신하며 급등세를 보였고 2018년 1월 저점 13,950원에서 34,150원까지 3배 가까운 상승을 했다. 실적도 좋았지만 매각이라는 이슈와 기대감이 주가에 더욱 영향을 미친것이다. 2019년 1월 31일 개장 초반부터 시장에선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고, 주가는 오전 장에서만 21%나 급등해 44,000원까지 상승했다. 마침내 산업은행은 공식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 그룹에 매각한다는 내용을 발표했고, 소문은 사실로 확인이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소문이 사실로 확인이 되자 주가는 상승세를 접고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밀리기 시작했고 당일 21%나 상승했던 주가는 +2%에 마감했고, 그 후 고점 44,000원은 21년 5월에 4만 원 초까지 근접한 이후로 계속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뉴스를 보고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현재까지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참고로 현재 대우조선해영 주가는 22년 2월 15일 기준 2만 1천 원대이다.......
날짜가 확정되어 있는 이벤트나 이슈에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은 적용되는데 몇 년도 몇 월 며칠에 기업에 변화를 줄 만한 이벤트가 계획되어 있다면 주가는 그 이벤트를 기대하며 미리 상승세를 보이게 되지만, 이벤트 당일에는 재료 노출로 주가가 하락 및 급락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외에도 좋은 뉴스를 기대했고 거의 확실시되는 이벤트인데 예상치 못한 변수로 나쁜 뉴스가 되어버려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예상보다 더 큰 주가 하락이 이어질 수도 있다.
하나의 기업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아난티"라는 기업이 있는데 이 기업은 대표적인 남북경협 관련 기업으로 과거 금강산 관광을 하던 이력도 있어 남북 혹은 북미관계 개선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주식시장에서 유명했다. 2019년 2월 28일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결정이 나자 아난티 주가는 8,000원에서 31,000원까지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줬다.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일, 아난티를 비롯한 대부분의 남북경협주는 이벤트 소멸 우려로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그날 오후에 갑작스러운 악재가 발생하여 주가는 폭락세로 전환되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의 오찬이 취소되고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는 뉴스가 보도되자 투자심리가 악회 되면서 주가는 25%나 급락하고 그 상태로 마감하게 된다.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주가는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아난티 주가도 28,650원에서 2020년 3월 19일 3,730원까지 거의 90%에 가까운 하락을 보였다. 물론 2020년 3월 19일은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주식들이 폭망이었지만 그 괴리가 엄청나게 크긴 컸다.
많은 투자자들이 알고 있겠지만 주가는 미래를 선반영 한다. 호재든 악재든 주가는 항상 미리 반영한다.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은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주식시장에선 이것이 상식적인 일이고, 주식시장의 눈은 확정된 미래를 더 이상 미래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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